지난 19일, 부천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경기문화창조허브 통합 강연 프로그램 ‘TEC콘서트 시즌3’가 열렸다. 10월 TEC콘서트는 ‘도전과 가치’를 주제로 열리고 있다. 이날은 짧은 문장으로 많은 사람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시(詩)팔이’ 하상욱 작가가 강연자로 나섰다.



하상욱 작가는 ‘시(詩)팔이 활용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강연 시작부터 재치가 넘쳤다. 자신을 ‘시(詩)팔이’라고 소개하였는데, 이를 한 글자씩 끊어 읽으면서 오묘하게 들리게 해 웃음을 주었다. 그의 작품 역시 유머와 재치가 넘치기로 유명하다. 짧은 글 속에는 허를 찌르는 대목이 있다. 그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다. 애니팡은 한때 카카오톡 게임의 선두주자였다. ‘직장인’이었던 하상욱은 평소 연락도 안 하던 사람들이 게임 초대장을 보내오자, 개인 SNS에 “서로가 소홀했는데 / 덕분에 소식 듣게 돼”라고 올린 것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이후 많은 사람과 매체의 관심이 이어졌고, 그는 ‘인기 작가’ 하상욱이 되었다. ‘직장인’ 하상욱이 ‘인기 작가’가 되기까지 강연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1. 하상욱의 도전 Q. “어떻게 하면 하상욱 씨처럼 도전할 수 있죠?” A. “겁이 많아서요.” 그는 원래 직장을 다니며 디자인 업무를 하고 있었다. 개인 SNS에 올리던 글이 주목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유명해진 이후에도 직장을 다녔다. 결심을 내리기까지 7~8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개인 SNS로 인기는 끌었으나, 수입이 되지는 않았다. 그저 인기 있는 SNS 글이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하 작가도 그랬다. 출판사에서 제의가 오고, 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자 그만두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두려움이었다. 그는 고등학생 때까지 만화가를 꿈꿨다.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와 서로 만화를 그리며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그는 열심히 그렸다. 친구는 연애하느라 바빴다. 그런 친구를 걱정하면서 그는 계속 그림을 그렸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그림을 보았다.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었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는 질문을 던졌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만화가를 꿈꿨다면?”, “회사를 조급하게 그만뒀다면?”이라고 말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게 정말 자신을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에게 있어서 ‘도전’은 피해야 하는 것이다. 실패할 것 같다면. 그에게 있어서 ‘실패’는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만화를 그만두었고, 직장도 7~8개월 동안의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말했다. “실패가 무섭다면 저처럼 도망치세요. 도망친다고 또 망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실패가 두려운 도전은 피하거나, ‘두려움’이 극복될 때까지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하면 하상욱 씨처럼 도전할 수 있죠?”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한다고 한다. “겁이 많아서요.” #2. 하상욱의 노력 Q. “글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A. “노력은 안 하고, 불안은 해요.” 하상욱은 불안했다. 활동 초기에 ‘내가 또 쓸 수 있을까?’, ‘이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할 때, 누구나 불안하다. 때로는 불안감에 압도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력은 안 하고, 불안은 해요”라는 그의 말에는 뼈가 있다. 그는 같은 소속사에 있는 권정열과 선우정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친구들은 맨날 음악을 한다. 그런데 그 친구들보고 너네는 얼마나 노력하느냐고 물어보면 안 한다고 한다. 노력을 진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친구들한테는 그 정도는 노력이 아닌 것이다.” 그는 지금도 불안하다. 그래서 계속 쓴다. 불안하고 두렵기 때문에 치열하게 글을 쓴다. 그대로 있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에. #3. 하상욱의 센스 “정답만 찾을 필요는 없다. 그 정답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으니.”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유머와 재치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등에서의 댓글을 많이 봤다고 한다. 그는 미대를 나왔다. 지금은 작가다. ‘작가’로서 대학에서 배운 것과 웃긴 댓글 중에 도움이 되는 것은 후자다. 그 당시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확신할 수 없다. ‘정답’만 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정답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틀려도 정답 이상의 가치가 있을 때가 있다. 그의 센스는 이렇게 형성된 것이다.



강연을 마치고 하상욱 작가는 Q&A 시간을 가졌다. 즉석 Q&A와 강연 전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었다. ‘시의 소재를 찾는 방법’, ‘작업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 ‘자신을 포장하는 능력’ 등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 ‘번외’의 형식으로 그는 이전 직장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했을 때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플랫폼의 성격을 파악하고, ‘쿨’한 자세로 이벤트 참여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당첨자’보다 많은 것이 ‘참여자’다. 경품은 당첨자에게 주더라도, 참여자도 흥미를 느낄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온라인 마케팅’의 목표는 ‘홍보’다. 이벤트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하상욱 작가는 예정된 시간을 넘어서까지 강연에 임하였고, 청중들 역시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TEC콘서트 시즌3’는 오는 25일에도 이어진다. 김원효, 심진화 개그맨 부부가 강연자로 나서 개그맨이 된 시작부터 연극배우로 연극을 만들고 창업에 도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 행사는 참가비 5000원의 유료 행사로 온오프믹스 사이트(www.onoffmix.com)에서 ‘TEC콘서트’를 검색하면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