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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만나는 인문학] 천상병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문학 산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2-04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라고 노래한 시인은 일찌감치 하늘나라로 돌아갔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순수시인이자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리던 故 천상병 시인. 경기도 의정부시에는 천상병 시인의 발자취를 기리는 ‘소풍길’이 있다. 글. 김화숙 사진. 유승현 사진 제공. (사)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 김용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천상병 시인  ⓒ 


천상병(千祥炳) 시인의 시 ‘귀천’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구절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를 나지막이 읊어본다. 처음 이 시를 접하고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사람은 언젠가 하늘로 돌아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소풍’에 비유한 시인은 인생을 소풍처럼 살다 갔을까. 학창 시절 밤잠을 설칠 정도로 가장 설레고 고대한 날이 소풍 아니었던가? 시인은 자신이 살았던 세상을 ‘소풍’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지금 소풍처럼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을까. 천상병 시인이 하늘로 돌아갈 때까지 살았던 경기도 의정부시에는 시 ‘귀천’의 시구를 따서 만든 ‘소풍길’이 있다. 의정부시는 천상병 시인이 지상에서 마지막으로 살았던 곳 천상병 시인이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살았던 곳은 의정부시에 있는 수락산 아래 장암 지역이다. 수락산 밑 산골에 작은 집을 짓고 아내 목순옥 여사와 살던 그는 1993년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났다. 가난했지만 좋아하는 시를 마음껏 썼기에 그는 행복했다. 이러한 마음은 그의 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재 시인은 의정부시립묘지(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소재)에 아내와 함께 잠들어 있다. 아직은 을씨년스러운 1월 중순, 의정부예술의전당 뒤편으로 이어진 오르막길로 발길을 옮긴다. 의정부시청과 인접한 의정부예술의전당 뒤편에는 오래전부터 의정부 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아온 직동공원이 있다. 직동공원을 중심으로 몇 갈래의 작은 산길이 야트막한 산자락에 뻗어 있다. 나무로 둘러싸인 이 작은 산길이 ‘소풍길’이다. 기존 둘레길과 함께 덱 길을 조성해놓았는데, 학창 시절 소풍 가는 길처럼 아기자기하고 정겹다. 소풍길은 직동공원 구간을 비롯해 의정부 경전철이 지나는 구간마다 아름드리나무로 조성돼 있다. 직동공원 구간 소풍길에 가려면 경전철 시청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 밖에도 경전철이 지나는 의정부중앙역과 동오역(소풍길 중랑천 합류부), 새말역(소풍길 맑은물길), 경기도청북부청사역 (소풍길 행복길), 효자역(소풍길 불로장생길) 등 크게 5개 구간과 시내를 가로지르는 2개의 작은 구간이 소풍길로 조성돼 있다.

의정부 직동공원 뒤편 소풍길 풍경  ⓒ 


작은 숲속 쉼터 ‘천상소호’에 모과나무를 심다 직동공원 구간의 소풍길을 지나다 보면 한쪽 숲속에 천상병 시인을 기리는 공간이 나온다. 키 큰 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천상병 시인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작은 공간이다. 아늑한 숲속 쉼터 같은 이곳에 모과나무를 심고 새집 모양의 커다란 나무 조형물도 설치했다. 나무 조형물에는 천상병 시인의 ‘창에서 새’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소풍길을 걷다 만나는 이곳은 ‘천상소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천상소호에 심은 모과나무에는 사연이 있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 목순옥 여사는 남편이 시 쓰는 데만 전념하도록 생계를 책임졌다. 당시 서울 인사동에서 전통 찻집 ‘귀천’을 운영했는데, 이 찻집에는 모과차가 유명했다고 한다. 아침에 아내가 찻집으로 출근하면 시인은 집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시를 쓰다가, 또 인사동 찻집에 갔다가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왔다고 한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생계 걱정 없이 ‘시인’으로 평생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의정부 직동공원 뒤편 소풍길 풍경  ⓒ 




의정부 직동공원 뒤편 소풍길 풍경  ⓒ 


매년 4월, 의정부 일대에서 열리는 ‘천상병예술제’ 해마다 봄이 오면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직동공원 일대에서 ‘천상병예술제’가 열린다. 천상병 시인의 마지막 거주지였던 의정부에서 그의 작가 정신과 문학 세계를 기리기 위해 매년 4월 시인의 이름을 딴 축제를 여는 것이다. (사)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천상병예술제는 올해로 15회를 맞이한다. 김병호 천상병예술제 예술감독은 “천상병예술제는 천상병 시인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시와 음악, 연극, 무용, 전시 등 시인을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하는 문화예술 축제로 성장해왔다”며 “천상백일장, 천상병시문학상, 천상병시낭송대회 등 문학제를 비롯해 천상음악회, 천상병소풍길 시민걷기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천상병예술제가 우리 시대 대표 문학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숙원 사업인 ‘천상병문학관’ 건립을 꼭 이루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천상병 시인이 ‘소풍’처럼 아름다웠다고 노래한 ‘세상’. 그는 비록 떠나고 없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남기고 간 시 ‘귀천’을 다시 읊어본다. 아름드리나무와 숲이 안내해주는 소풍길은 천생 시인으로 살다 간 천상병 시인의 검소한 모습과 소박한 마음을 닮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나무의 고고함처럼 시인의 삶도 그러했으리라.

  ⓒ 


천상병예술제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으로 불리던 천상병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4년부터 해마다 여는 문화예술 축제다. 천상병 시인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시와 음악, 전시, 연극 등 시민과 함께 소통하고 향유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문의 031-828-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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