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서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을 하고 유재선 씨. 그는 요즘 고객들을 만나는 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유 씨는 "16년 전부터 주부들에게 화장품을 직접 판매하는 일을 해왔다"며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언젠가부터 온라인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수시로 세일을 하는 온라인쇼핑몰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 씨와 같은 화장품 방문판매 사업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고객들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로 찾아가 직접 화장품을 판매하다 보니 멀리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매장에 갈 시간이 부족한 고객들이 주 고객층이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쇼핑몰이 일상화되면서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개인사업자가 수시로 할인판매를 진행하는 온라인쇼핑몰과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어려운 일이었다. 유 씨는 “가격에 신경을 쓰지 않는 고객들은 의정부에 있는 백화점으로 가고,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은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한다”며 “그러다 보니 직접 고객들을 만나 판매하는 개인사업자들은 판매가 갈수록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에 지난 4월 1일 포천시에서 지역화폐 ‘포천사랑상품권’이 발행됐다. 연매출 10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행된 이 상품권은 유 씨와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개인사업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됐다. 그는 “화장품 개인사업자들의 대다수가 연매출 10억 원을 넘지 않는다”며 “방문판매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포천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기본 6%에서 최대 1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즉, 개인사업자들이 저렴한 온라인쇼핑몰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유 씨는 기본 6%에서 최대 10%까지 할인을 해주는 포천사랑상품권의 혜택을 자신의 영업활동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에게 포천사랑상품권 결제 시 얻을 수 있는 할인 혜택을 홍보하며, 결제를 유도한 결과 그는 자신의 사업 인생 중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을 수 있었다. 그는 “16년간 이 일을 해왔는데, ‘포천사랑상품권’이 발행된 요즘이 나의 전성기”라며 “포천사랑상품권 덕분에 역대 최고 매출을 찍을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 올해 목표액 넘어 10억 원 추가 발행 “포천시는 온라인쇼핑몰과 대형마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지키기 위해 지난 4월 포천사랑상품권을 발행했어요. 다행히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5개월 만에 일반발행이 거의 소진되면서 지난 9월 10억 원을 추가로 발행했습니다.” 최기진 포천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올해 4월 첫 발행된 포천사랑상품권 판매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 9월 10억 원을 추가 발행하는 등 상품권 규모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포천시는 올해 4월 5,000원권 10만 장과 1만 원권 10만 장 등 두 가지 종이상품권 형태(지류형)의 지역화폐 포천사랑상품권을 총 15억 원 규모로 발행했다. 또 경기도가 추진하는 정책수당인 청년기본소득(청년배당)과 산후조리비 등 총 23억 원 규모의 정책수당을 카드형 포천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다. 최 과장은 “카드와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많다는 포천시 인구 특성과 포천아트밸리, 산정호수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의 사업 연계를 고려해 지류형으로 발행했다”며 “그러다 보니 젊은 층에서 지류형에 대한 불만이 나와서 올해 12월엔 카드형도 발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군 사병 대상 카드형 상품권 발행…상시 10% 혜택도 이와 함께 최 과장은 타 지자체와 다른 포천시 지역화폐 사업만의 차별화로 군부대와의 상생을 꼽았다. 그는 “포천시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2개 군단이 주둔해 군 장병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이라며 “그만큼 이들의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시책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올해 외박지역 제한(위수지역) 폐지와 평일 일과 후 외출을 골자로 한 혁신 방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평일 장병들이 외출해 지역 내 상가를 이용하게 된 것은 분명 포천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위수지역 폐지로 이들이 꼭 지역 내에서 소비를 한다는 보장이 없어졌다는 것. 장병들이 포천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소비를 할 경우 이는 지역경제를 침체에 빠뜨리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국방부의 혁신안이 위기가 아닌 확실한 기회가 되기 위해선 장병들의 포천지역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이에 시는 지난 8월부터 지역화폐인 포천사랑상품권을 군 장병에게 상시 10% 할인해 발행하고 있다. 또 일반시민의 경우 지류형 지역화폐를 구입해 사용해야 하는데 반해 군 장병에게는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행, 편의성을 높였다. 포천시는 올해 군 장병 4,000여 명에게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예산을 책정했다. 최 과장은 “11월부터 12월까지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포천사랑카드’ 신청·접수 집중기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부대에서 직접 신청을 받는 군부대와 협의해 좀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지역 관광지 방문하면 지역화폐는 ‘덤’ 특히 포천시는 지역화폐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풍부한 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는 지난 10월 1일부터 포천아트밸리를 방문한 관외 일반입장객들에게 포천사랑상품권 1,000원 권을 지급하고 있다. 최 과장은 “포천시는 포천아트밸리부터 산정호수, 평강식물원, 허브아일랜드 등 풍부한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라며 “지역화폐 사업을 추진할 때도 관광지와의 연계 사업을 고려, 지류형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시범적으로 1,000원권 포천사랑상품권을 1억5,000만 원 규모로 발행, 포천아트밸리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돌려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관광지를 방문한 외지인들이 관광지만 둘러보고 떠나는 게 아니라 포천사랑상품권을 통해 지역 안에서 또 다른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000원권 포천사랑상품권의 환전 현황을 살펴본 결과, 포천지역 전통시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과장은 “우선은 포천아트밸리 한 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지만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더불어 11월 15일에는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 책자를 제작해 배포한다. 어디에서 상품권을 써야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책자에서 바로 확인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천시는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지역축제가 연기 및 취소돼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11~12월 두 달간 포천사랑상품권 특별할인기간을 운영 중이다. 이 기간에 포천사랑상품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1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품권은 개인당 월 30만 원 한도에서 현금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미니 인터뷰] 포천사랑마케터 안명숙 씨

포천사랑마케터 안명숙 씨는 가맹점 모집뿐만 아니라 주부들을 공략한 게 포천사랑상품권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소금을 맞은 적도 있어요.” 지난해부터 포천사랑마케터로 활동해 온 안명숙 씨. 그는 초기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모집할 당시 겪었던 어려움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안 씨는 “가맹점 모집 초기에는 상품권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 거부하는 곳이 더 많았다”며 “온누리상품권과 비교하면서 부정적인 부분만 얘기하니까 가맹점 모집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포천사랑상품권이 본격적으로 발행되면서부터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주위에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젠 점주 본인이 직접 가맹점으로 가입하겠다고 요청하는 분도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특히, 안 씨는 마케터로 활동하면서 가맹점뿐만 아니라 주부들을 설득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였다. 그는 “결국 포천사랑상품권의 주 소비자는 주부들이다. 이들이 입소문을 내줘야 상품권이 활성화된다고 생각했다”며 “주위 친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6~10% 할인이 가능한 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포천사랑상품권의 사용을 권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씨는 가맹점 가입에 부정적인 점주들에겐 소비자의 입장에서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가맹점 가입을 유도했다. 그는 “나홀로 점포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경우 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귀찮아서 안 받는다는 분들도 있다”며 “그런 분들에겐 고객은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가 있다면 당연히 6~10% 할인 혜택이 있는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이용한다. 상품권을 받지 않으면 손님만 뺏기는 것이라고 얘기하면 가입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씨는 포천사랑상품권 덕분에 포천에 대한 애정이 더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포천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불평하면서도 나부터 양주나 의정부에서 주로 소비를 했다”며 “포천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소비하는 게 얼마나 중용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Tip. 지역화폐 들고 떠나는 포천여행

군부대가 많은 군사도시로 유명한 포천시. 하지만 포천시에는 군부대만 있는 게 아니다. 군부대 못지않게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용암의 흐름을 따라 생성된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는 포천시로 떠나보자. 포천아트밸리는 버려진 채석장을 새롭게 만든 경기북부 최대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버려진 채석장의 기적 ‘포천아트밸리’ 버려진 채석장이 경기북부 최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됐다. 2009년 개장한 포천의 대표 관광지, 포천아트밸리의 이야기다. 각종 영화 및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아트밸리는 천주호 호수, 조각공원, 하늘공원, 천문과학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주말에는 포천아트밸리 산마루공연장에서 댄스, 밴드, 재즈, 힐링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문화관광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9~2020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명소 100선’에 선정된 포천아트밸리. 특히 시는 올해 10월부터 이곳을 방문하는 관외 일반 입장객들에게 포천사랑상품권 1,000원권을 돌려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포천 천보산자연휴양림.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다시 돌아온 시민들의 쉼터 ‘천보산 자연휴양림’ 하늘 아래 보배 같은 산을 의미하는 천보산 자연휴양림이 시민들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17년 임시 폐장 후, 리모델링과 시설보강 등 새 단장을 거쳐 지난 6월 재오픈한 것. 포천시와 양주시의 경계가 되는 산줄기의 동편인 포천시 동교동에 있는 휴양림. 이곳은 산세가 험하지 않아 조선시대 태종과 세조가 사냥을 즐겼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요시설로는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등 숙박시설과 야영데크, 세미나실, 오토캠핑장, 나무블록 놀이터, 산책로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용예약은 홈페이지(chunbosan.foresttrip.go.kr)에서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이며, 시설 사용료는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