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길, 내가 가는 길 후회하지 말자
박정식 씨, 전문 MC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인생2막
지난 6월 4일 만나 본 박정식(55세)은 누가 봐도 딱 MC 체구였다. 태어나서 한 번도 몸에 살이 붙지 않았을 것같은 체형, 서슴거리지 않는 자신감, 정확한 발성의 달변 가였다. MC를 만나 본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신기함은 잠시, 자신을 환경미화원이라 소개하며 고강동에서 20 년째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 전문 MC로 30여 년간을 서울, 전국 각지 리조트 등에서 거의 날아다닐 정도로 활동했다고 한다. 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19살 때, 우연히 레크리 에이션 아르바이트를 한 달 동안 하게 됐다. 이는 30년 동안 전문 MC라는 직업을 갖게 해 준 큰 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생동감 있게 레크리에이션 MC 진행을 하면서 내성적이었던 그의 성격은 활기차게 변해갔다.
하지만 전문 MC로 끝없이 승승장구하던 그를 하루아침에 주저앉히는 사건이 2020년 발생했다.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코로나19. 사람들의 사랑을 먹고 살던 그의 무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그렇게 일자리를 잃어버린 그는 생계를 위해 막노동도 했다. 갖은 고초 끝에 2022년 그는 대장동에 위치한 부천자원순환센터에서 용역 위탁을 받은 회사의 환경미화원이 됐다. 환경미화원이 된 그는 상차원 차량 3인 1조로 활동하고 있다. 새벽 5시에 차량에 탑승하여, 고강동·고강1동·원종동 일대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수거한 뒤, 오후 3~4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예전의 자신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활력을 줬다면 지금의 자신은 동네에 깨끗함을 안겨준다는 뿌듯함으로 마음은 풍요롭고 행복도가 높다”고 전했다. 한때는 ‘전문 MC’로서 대중에게 웃음꽃을 선사하며 물질적 풍요가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지역의 정원을 가꾸는 마음으로 환경 꽃을 가꾸고 있는 ‘환경미화원’인 박정식 씨. 그의 좌우명은, ‘내가 선택한 길, 내가 가는 길 후회하지 말자!’다. 남다른, 차별화된 그가 앞으로 달려갈 ‘길’이 기대된다.
김영미 복사골부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