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은 전국 곳곳에서 가을 축제가 열려 가을 소풍을 떠나기 좋은 시기이다. 유명한 가을 축제로는 강원도 민둥산 억새꽃 축제, 전남 순천만 갈대제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곳들은 경기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차량이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여행객도 많아 사람 구경만하고 오기 일쑤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곳에서 한적하게 가을 소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양주시 회암동에 위치한 회암사지와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은 ‘나만 알고 싶은 피크닉 장소’로 알려져 있다. 회암사지란 고려시대에 창건된 회암사의 사찰 터로 조선 중기까지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불교 사상과 문화를 주도하는 사찰이었다. 하지만 이후 조선시대 불교계의 쇠퇴 분위기 속에 회암사도 쇠락하면서 서서히 폐사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회암사지에는 건축물이 남아 있지 않지만 웅장한 터를 통해 회암사의 크기가 매우 컸음을 실감할 수 있다. 관람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무학대사탑, 부도탑, 석등 등 여러 보물, 경기도 유형문화재를 볼 수 있으며 실제 유물 발굴이 진행되는 현장 역시 볼 수 있다.



회암사지에서 회암사지박물관으로 가는 길에는 도민들을 위한 여가 생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온 사람들이 캠핑하거나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들판 곳곳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다. 들판 뒤로는 천보산이 웅장하게 솟아 있어 단풍으로 물든 산을 감상하며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들판 근처의 회암사지 유아숲 체험원에는 부도탑 돌기 체험, 기와 넘기 체험 등 어린이를 위한 여러 체험도 마련되어 아이들도 다채로운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유아숲 체험원의 대부분의 시설은 목재 등 숲과 어울리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위적이지 않은 가을 숲의 모습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에서는 회암사지 발굴 조사 중 출토된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더불어 고려, 조선 왕실의 불교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역사문화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암사지박물관은 총 2층으로 이뤄져 있다. 1층은 상설전시실I과 영상실, 뮤지엄샵, 방문자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상설전시실I은 고려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회암사의 역사와 조선 왕실 문화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방문자센터에서는 회암사지와 관련된 서적을 열람할 수 있으며 회암사지 도장도 배치되어 있다.



2층은 회암사의 기와, 도자기, 불교미술에 대한 전시를 제공하고 있다. 용머리 모양의 장식 기와 ‘용두’, 목조 건축 지붕에 사용되었던 기와 ‘수막새’ 등 다양한 기와를 볼 수 있으며 회암사의 실제 모습을 담은 모형들도 관람할 수 있다.



회암사지박물관은 매일 3회 전시 해설을 제공하며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연간 20가지 이상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가을 단풍놀이를 떠나지 않았거나 멀리 나갈 수 없다면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에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역사탐방과 가을 소풍 두 가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회암사지와 그 주변 공터는 도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며 회암사지박물관은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나 노인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 주소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길 11 문의 031-8082-4187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11월~2월 오후 5시까지)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