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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②] 경기도 사투리를 소개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9-01
경기도에도 고유의 사투리가 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경기도 사투리가 서울말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경기도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이 담긴 경기도 사투리는 소중한 문화자산으로 보존되어야 한다.글. 김화숙 자료. 경기도 지식 ‘방언으로 듣는 인문학’(강사 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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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가까이에서, 다양한 지역의 영향을 받고 자란 경기도 사투리 경기도 사투리의 의미와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기(京畿)라는 말의 유래부터 알아야 한다. 경기란 왕이 살고 있는 도성의 외곽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왕과 왕실을 지키고 보호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왕과 왕실을 가까이 두고 살게 되면 당연히 이들 이 쓰는 말이나 음식, 의복 등에 커다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기도 사투리가 한양, 지금의 서울말과 많이 닮아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일차적으로 경기도 사투리는 고려의 패망과 함께 개경과 그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한양으로 대거 이주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유명한 소설가인 박완서 선생은 조상 대대로 개성에서 살던 분인데 “올라오구(올라오고)” “없구(없고)”와 같은 말투를 즐겨 사용했다. 지금도 경기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 또한 과거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서울뚝배기>에서 안동팔 역할을 연기했던 주현 선생이 극중에서 자주 사용했던 “지가~ 했걸랑요”라는 말투는 도성 밖 왕십리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던 말이라고 한다. 왕십리 사람들은 도성 밖에 살면서 주로 배추나 무를 길러 서울 사람들에게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토박이로 오래 모여 살면서 가장 독특한 경기도 사투리를 구사했다고 한다. 또한 마포나루에는 충청도와 전라도 등의 외지 사람들이 새로운 물산을 가지고 많이 드나들었는데 이들이 넓은 경기도 사투리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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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사투리의 변화와 발전 경기도 사투리 역시 지역이나 인적교류, 언어적인 유행에 따라 여러 가지 변화를 겪어 왔다. 원래 경기도 사투리에는 ‘ㅣ,ㅔ, ㅐ, ㅟ, ㅚ, ㅡ, ㅓ, ㅏ, ㅜ, ㅗ’ 등 한 가지 모양으로만 발음되는 10개의 단모음(單母音)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이 ‘ㅟ, ㅚ’의 발음을 외면하면서 점차 혀와 입술의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이중모음으로 옮겨졌다. 이중모음은 단모음보다 더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같은 경기도 사투리를 사용해도 노년층보다 청년층의 말이 더 또렷하게 발음된다고 한다. “관광”이나 “과외” “금상첨화” 같은 말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경기도 사투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단음(長短音)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밤:(栗)과 밤(夜), 배:(梨)와 배(腹), 말:(言)과 말(馬)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장단음의 소멸은 단순히 경기도 사투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꼭 지켜야 할 문법체계 중 하나로 인식됐다. 그러나 지금은 아나운서나 성우와 같이 반드시 문법적인 규칙을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만이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도 중국과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조선 중기 무렵에는 같은 음절 안에서 소리의 높이가 변동을 갖는 성조가 유행한 시기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모두 소멸된 상태이다. 요즘 사용하는 경기도 사투리에서도 다른 지역 사투리와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삼촌’을 ‘삼춘’으로, ‘먹고 싶다’를 ‘먹구 싶다’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중고모음 〔o〕가 고모음 〔u〕로 바뀌는 현상으로 이로 인해 종결어미 ‘-고, -도, -로’가 ‘-구, -두, -루’로 바뀌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ㅣ’모음 탈락현상이 벌어지면서 계란을 겨란으로 발음하거나 ‘ㅣ’모음 역행동화 현상으로 참기름을 챔기름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탤런트 이정섭 씨가 챔기름이란 말로 인기를 얻었는데 단순한 방송용어가 아니라 경기 사투리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좋다’의 반대말로 ‘망 다~ 망하다’가 쓰이는 경우도 있으며, ‘도망가다’라는 말 대신 ‘내훑다’라는 말이 쓰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사용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도 사투리, 소중한 문화자산 경기도 사투리는 산이 낮고 강이 많은 지역 특색 그대로 이어받아 부드럽고 다정한 어투가 특징이다. 그러나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서울말을 중심으로 한 표준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로 치부받기 일쑤이다. TV드라마에서 똑똑한 이들은 표준말을, 그렇지 않은 이들은 주로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도 사투리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사투리들이 표준어에 활력을 더해주고 국어를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고유의 사투리를 촌스럽다거나 고쳐야 할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분권이 더 강조되는 시기에 경기도 사투리 또한 가려져 있던 가치와 아름다움을 더 많이 조명받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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