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가 본격 시행되면서 회사가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이 늘어났다. 퇴근 후 찾아오는 황금 같은 시간을 오롯이 나만을 위해 즐기기 위해선 ‘여행’만한 게 없다. 야심한 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떠나는 일상 속 이색 여행지를 소개한다. ■ 시장에서 즐기는 수제 맥주, 오산 ‘오색시장 야시장’ 전통시장과 수제 맥주? 다소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오산 ‘오색시장’에선 수제맥주를 들고 시장 구경하는 일이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특히, 매주 금·토·일요일 저녁에 열리는 야시장은 퇴근 후 부담 없이 들러서 야(夜)한 먹방을 즐기기에 안성맞춤. 오색시장의 명물인 까마귀부루잉의 수제 맥주 ‘오로라’는 5가지 홉에 과일을 더해 묵직하면서도 산뜻한 끝 맛이 인상적인 페일에일(Pale Ale)이다. 양꼬치, 케밥 등 야시장의 인기 먹거리와도 잘 어울린다. 또 오색시장에서 5,000원 이상 구매한 고객들은 오후 7~8시 진행되는 해피아워를 노려보자. 이 시간에는 5,000원 이상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제 맥주를 할인된 가격 3,000원에 제공한다. 오산장에서 이름을 바꾸고 상설시장으로 운영되는 오색시장이지만 원래는 오랜 역사를 가진 큰 규모의 오일장이었다. 그 덕인지 3일과 8일 장날에는 더욱 활기차고 정이 넘친다. 주소: 경기도 오산시 오산로 272번길 22 (1호선 오산역 1번 출구에서 서울방향으로 10분 거리) 문의: 031-376-4141 홈페이지: www.5colormarket.com 운영시간: 오색시장 야시장 매주 금·토·일요일 17:00~22:00 이용금액: 수제맥주 오로라 5,000원, 양꼬치 1,000원, 케밥 5,000원 ■ 단돈 3천원으로 즐기는 먹방, 광명 ‘광명시장’ 수도권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명시장은 평일에도 낮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활기찬 시장이다. 광명시장의 다양한 먹거리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 음식은 빈대떡이다. 녹두를 갈아서 다진 채소를 넣고 두툼하게 부친 빈대떡이 단돈 3,000원. 맛과 가격 모두 훌륭하다. 이 외에도 해물파전과 김치전 등 따뜻하게 부쳐내는 다양한 전이 모두 푸짐하다. 30년 가까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광명시장의 빈대떡집은 오랜 단골손님이 유난히 많다. 광명시장의 또 다른 가성비 높은 먹거리로는 칼국수가 있다. 직접 밀어서 탄력 넘치는 면에 진한 멸치육수가 어우러지는 칼국수는 커다란 냉면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면서도 단돈 3,000원에 즐길 수 있다. 그 외 1,000원 떡갈비, 3개에 1,000원인 어묵꼬치 등 맛있고 저렴한 먹거리가 넘치는 광명시장은 지갑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먹방 천국이다. 품질 좋은 농산물과 식재료가 저렴하기로 소문난 시장까지 지하철 7호선과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다. 주소: 경기도 광명시 광이로 13번길 17-5 (7호선 광명사거리역 9번 출구) 문의: 02-2614-0006 홈페이지: blog.naver.com/kmmarket901 운영시간: 할머니빈대떡 11:00~22:00, 홍두깨칼국수 09:00~22:00 이용금액: 빈대떡 3,000원, 칼국수 3,000원 ■ 가을밤을 채우는 은은한 문자의 향기, 파주 ‘지혜의 숲’ 독서의 계절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도시는 바로 파주다. 책의 모든 출판과정이 이루어지는 파주출판도시. 이곳에서도 돋보이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이다. 이곳은 높은 천장까지 이어진 총 3㎞ 길이의 서가가 인상적인 곳으로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지혜의 숲은 총 3개 섹터로 구성된다. ‘지혜의 숲1’에는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기증한 책들로 채워졌다. 도서별 분류가 아닌 기증자별로 분류돼 명사들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며 교감할 수 있는 곳이다. ‘지혜의 숲2’에는 우리나라 대표 출판사들이 기증한 도서로 가득하다. 이곳 역시 출판사별로 분류해 출판의 흐름과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지혜의 숲3’은 출판도시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를 겸한다. 출판사,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꾸며졌다. 24시간 개방하는 섹터로 한밤중에도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며 문자 향을 호흡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이 외에도 이곳에선 북소리 책방과 헌책방 보물섬, 카페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문의: 031-955-0082 홈페이지: forestofwisdom.or.kr 운영시간: 지혜의 숲1 10:00~17:00 / 지혜의 숲2 10:00~20:00/ 지혜의 숲3 24시간, 연중무휴 이용금액: 무료 ■ 낯선 은하의 별빛풍경, 이천 ‘별빛정원 우주’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별빛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 바로 이천 ‘별빛정원 우주’다. 덕평자연휴게소와 연결된 우주(ooozooo)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늘면서 SNS 명소로 떠올랐다. 지금은 별빛데이트를 즐기며 특별한 인생사진을 남기려는 커플을 비롯해 일부러 휴게소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다면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거니 차 한잔하면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실내에 설치된 작품 ‘아트큐브’를 먼저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빛이 몽환적인 우주를 상징한다. 어둠이 내리면 ‘우주’에 별빛 세상이 펼쳐진다. 로맨틱가든의 화려한 무대에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지고, 눈썹달을 표현한 조형물 위로 실제 달이 떠오르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인생 샷을 건질 확률이 높은 곳으로, 앉거나 눕거나 달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작품이다. 단, 가장 인기 좋은 포인트인 만큼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 밖에도 반짝이는 별빛이 꽃밭을 이루는 플라워가든, 장미모양 전구가 길게 이어지는 터널 갤럭시 등 마치 낯선 은하에 도착한 듯 몽환적인 별빛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주소: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덕이로 154번길 287-76 문의: 031-645-0002 홈페이지: www.ooozooo.co.kr 운영시간: 평일 11:00~23:00 / 주말 10:00~23:00 이용금액: 주간 - 대인 6,000원, 소인 3,000원 / 야간- 대인 12.000원, 소인 6,000원 ■ 낡은 골목에서 만나는 추억여행, 수원 ‘행리단길’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품은 행궁동. 단아한 전통미를 간직한 이곳에 감각적인 느낌의 카페 60여 곳이 들어서면서 ‘행리단길’로 불리고 있다. 이곳은 개성 넘치는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는 카페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고, 한산하던 마을의 모습이 활기차게 변했다. 행리단길의 특이한 점은 세련되고 화려한 상가가 아니라 골목에 자리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의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오래된 골목. 대부분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이곳의 카페들은 새로 지은 화려한 얼굴 대신 낡은 골목과 어우러짐을 선택했다. 허문 벽을 그대로 살려 심플하게 꾸미고, 햇살을 오래 받을 수 있는 긴 창을 만들고, 옥상 공간을 활용해서 멋진 루프탑 카페로 만들었다. 행리단길 전체가 진한 커피 향만큼 매력적인 공간인 이유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 정조로 일원 문의: 수원화성여행카페 031-253-8333 / 행궁맨션 010-3306-0330 운영시간: 11:00~23:00 (카페 별 개별 확인) 이용금액: 아메리카노 4,000원, 아인슈페너 6,000원 등 (카페 별 개별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