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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재 ‘탈일본’? 벼 종자도 ‘탈일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9-11
푀승 일본 불매 운동 여파가 농업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경기도종자관리소는 현재 도내 쌀 재배 면적의 63%를 차지하는 일본계 벼 품종을 국내 육성 품종으로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보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로 반일 감정이 최고조로 치달은 가운데 경제 주권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힘을 얻고 있다. 농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들어 쌀 종자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그 첨병 역할을 하는 곳 바로 경기도종자관리소다. 경기도종자관리소는 현재 도내 쌀 재배 면적의 63%를 차지하는 일본계 벼 품종을 국내 육성 품종으로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보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종민 경기도종자관리소장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전 국민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하고 있는데 먹거리 분야에서도 그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경기미(米)의 경우 일본 품종이 재배 면적의 63%를 차지하는 실정”이라며 “최근 종자 주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벼에서도 국산 품종을 계속 확대해 종자 주권을 지키고 국산 품종을 널리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2023년까지 일본 벼 품종, 국내 개발 종자로 대체

경기도종자관리소는 1970년대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종자관리소로 전체 경기미 종자의 75%를 생산·공급하는 등 주요 식량 작물인 벼, 보리, 콩의 우량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평택시에 있는 경기도종자관리소는 1970년대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종자관리소로 전체 경기미 종자의 75%를 생산·공급하는 등 주요 식량 작물인 벼, 보리, 콩의 우량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벼, 보리, 콩 등 시장성이 적거나 민간 영역에서 다루기 어려운 종자를 생산·보급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경기미의 대부분은 질 좋은 벼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들여온 1970년부터 ‘추청’과 2002년에 새로 들어온 ‘고시히카리’ 두 종류로 모두 일본 품종이다.

박종민 경기도종자관리소장은 현재 경기미 품종 중 일본 품종 비율이 높은 이유로 과거 쌀 정책 때문이라며 앞으로 일본 벼 재배 대신 국산 품종 재배를 널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박종민 소장은 경기미 품종 중 일본 품종 비율이 높은 이유로 과거 경기도의 쌀 정책을 들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목표가 식량 자급이었고 그래서 나온 품종이 ‘통일벼’였습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양 중심의 벼 생산 정책을 시행할 때 당시 경기도는 지역 특성상 기후 여건이 좋다는 점을 이점으로 품질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 일본 벼 품종인 추청을 재배하게 됐습니다. 경기도의 벼 생산지가 넓지 않으니 고품질 고가의 벼 품종을 노린 거죠.” 이어 “이후 2000년대 들어 농산물 수입 개방이 되고 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품질 중심 정책으로 바뀌니까 맛이 좋다고 소문난 고시히카리라는 품종이 들어오게 됐다”며 “현재는 추청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 자리를 고시히카리가 대신하고 있어 국내 품종이 자리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종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에 보급한 정부 보급종자는 2,898톤. 그중 73%인 2,102톤이 일본계 품종인 추청(1,711톤)과 고시히카리(391톤)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2023년까지 일본계 품종 벼 종자 공급을 완전 중단하고 국내 개발 종자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도 여러 종류의 벼 품종이 있다. 이러한 벼 품종은 농촌진흥청, 종자관리소 등을 통해 보급되는데 정부 인증을 통해 공급되는 종자를 정부보급종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일본계 품종인 추청·고시히카리, 국산 품종인 삼광·맛드림·하이아미 등이 있다. 박 소장은 “국산에서 개발한 ‘삼광’과 ‘맛드림’은 정부에서 보증한 품종이지만 찰미라고 해서 호불호가 있고 재배되는 곳도 한정적이라 잘 팔리지 않는다. ‘하이아미’도 수발아(穗發芽, 종자가 이삭에 붙은 채로 싹이 나는 현상) 피해가 많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015년 ‘참드림’이라는 품종을 개발했는데 현재 이 품종이 5,000㏊ 면적에서 생산되고 있어 기존 일본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민간업체 벼 품종 개발 활성화 위해 정선 작업 지원

일본 벼 품종인 ‘추청’.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최근 들어 시·군과 민간기업이 협업해 새로운 국산 품종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민간기업에서 교배 중인 벼의 모습.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최근에는 정부보급종 외에도 시·군과 민간업체가 함께 협업해 품종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화성 ‘수향미’나 여주 ‘진상미’가 있다. 여주의 경우 3분의 1 이상을 민간 개발 품종으로 바꾸는 추세다. 이런 협업은 경기미의 벼 품종을 국산화하려는 움직임에서 시작됐는데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참드림도 그런 이유로 탄생한 품종이다. 박 소장은 현재 새 품종과 기존 품종을 망라한 국내 벼 품종을 확대·보급함으로써 일본 품종을 대체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두 가지가 있다고 박 소장은 덧붙였다. 참드림이 다수확 품종으로 분류돼 정부보급종에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민간기업의 경우 개발한 지역특화 품종에 대한 정선(벼를 종자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먼저 다수확 품종이란 일정한 단위 면적에서 다른 품종에 비해 높은 수확량을 내는 농작물 품종으로 쌀의 경우 300평 기준 570㎏ 이상일 때 지정된다. “현재 정부의 쌀 정책이 목표 생산량 103% 유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치를 초과하지 않게 하려고 논도 밭으로 만들고 수량이 많이 나오는 쌀을 공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드림의 경우 밥맛 좋은 ‘조정도벼’와 ‘삼광벼’를 교배한 품종으로 병해충에 약한 추청벼의 단점을 보완해 수확량도 많고 밥맛에 영향을 주는 쌀 단백질 함량도 5% 낮습니다. 하지만 참드림의 경우 300평 기준 약 590㎏이 수확돼 참드림을 추청 대신 재배하게 된다면 목표 생산량을 초과할 수도 있어 보급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 소장은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22년까지 국산 품종 보급을 50%로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려면 경기도 재배 면적 7만5,000㏊의 절반가량인 3만 ㏊ 정도를 재배해야 한다”며 “다수확 품종인 참드림을 재배할 경우 그 목표를 좀 더 쉽게 달성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종자 개발 작업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정선이다. 정선은 고가의 장비와 시간,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이에 경기도종자관리소는 종자의 건조, 이물질 제거, 포장 등 정선을 대행할 예정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정선의 경우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민간 업체에서 작업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가 나서 정선 작업인 종자의 건조, 이물질 제거, 포장 등을 대신해주게 됐다고 말했다. “종자관리소는 경기미의 국산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 노력 중 하나가 바로 품종 개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일인데 품종 개발도 민간이 참여해 지자체와 선의의 경쟁을 벌어야 그 속에서 ‘스타’가 나오는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의 경우 벼 품종 개발에서 가장 큰 걱정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정선 작업인데 시·군 특화 품종을 개발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이 작업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 소장은 이어 “정선 지원을 하게 된 이유는 일본 품종을 대체하는 움직임이 현 분위기에 맞다고 생각했고 발생 비용도 많지 않아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여주시는 민간기업과 계약해 정선 작업을 지원해주고 있고 차후 화성시도 지원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에서 벼를 재배하는 시·군들은 과거 추청 위주로 심었던 것과 달리 시·군만의 특징을 담은 벼 품종을 개발·재배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여주시와 화성시다. 여주시는 민간업체와 품종 계약을 맺고 현재 여주 임금님표 ‘진상미’를 단독 재배 중이다. 화성시 또한 민간업체인 주식회사 필라이스와 계약을 맺어 품종을 받아 독자적인 벼 브랜드인 ‘수향미’를 론칭해 판매 중이다. 박 소장은 “소비자들이 쌀을 고르는 기준은 가격 그리고 브랜드다. 예전에는 단순히 이천 같은 지역 이름을 보고 샀지만, 밥솥의 발전으로 이젠 밥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추청만을 재배하고 지역명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군만의 특성이 담긴 쌀을 마케팅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종자 주권 회복하려면 벼 품종 국산화가 우선”

주식회사 필라이스가 화성시에 납품하고 있는 ‘골든퀸 3호’ 품종.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앞으로 경기도종자관리소는 다양한 품종 개발·보급을 위해 ‘경기도형 자체 보급종 보증 시스템’ 구축과 ‘토종종자은행’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경기도종자관리소는 더 많은 종자를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형 자체 보급종 보증 시스템’ 구축과 ‘토종종자은행’ 설치가 그것이다. “앞으로 경기도 자체 보급종을 보증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현재는 농림부 장관이 보증하는데 앞으로 종자관리소에서 보증하고 종자를 생산해주면 도지사가 보증하는 자체 보증 시스템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도내 토종종자를 시급히 보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토종종자은행을 설치할 계획이다. 토종종자은행은 토종종자의 전문적인 보관·저장 시설을 비롯해 전시실, 검사·실험실, 육묘·증식장은 물론 도민들이 토종종자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야외 체험장을 갖추게 된다. 토종종자은행은 경기도 종자관리소 본소가 수원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신축하는 시설에 설치되며, 전시실과 보관·저장 시설을 설치하고, 그동안 수집한 토종종자 전시를 마쳐 11월에 개청할 예정이다. 박 소장은 “품종 개발할 때 중요한 성분은 기존 토종 작물에서 가져와야 한다. 경기도에는 많은 토종 벼가 있는데 일일이 찾아다니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경기도는 토종 종자를 한 곳에 수집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토종종자은행을 개소할 예정”이라며 “토종종자를 수집·활용하면 종자 선발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민간업체가 품종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 종자 생산과 보급에 온 힘을 쏟겠다는 박종민 경기도종자관리소장. “참드림 등 좋은 국내 품종들이 많지만 아직까진 일본 품종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시·군 단위로 현재 일본 품종을 바꿔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도 앞으로 현재까지 보급해왔던 추청 종자 1,500톤 대신 국산 종자를 새로 보급할 계획입니다. 이런 것들을 잘 준비하고 현 일본 품종이 지역 특화 국산 품종으로 대체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박 소장은 “벼는 국내 농가의 60% 이상이 짓고 있고 쌀은 우리 민족의 생명이었다.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하는데 지금 벼 품종 대부분이 일본 품종이니 우리 토양, 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발·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량 주권, 종자 주권을 외치기 위해서는 벼 품종을 국산화 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기도가 이런 부분에 앞장서서 국산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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