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더위는 여전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가을인 듯합니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자연의 순환이 어김없이 돌아가는데요. 경기도 연천에는 가을이 시작될 때 노란 해바라기 꽃으로 물드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연천의 고구려 3대 유적지 중 한 곳이 호로고루입니다. 호로고루를 찾아가는 길 들판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화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제 막 개화하는 가을꽃들로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잘 크고 잘 피어난 듯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해바라기를 보고 더 커진 기대감에 호로고루를 찾아가는 길은 더욱 바빠졌습니다.



해바라기는 경기도 연천에서는 통일바라기로 불립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연천군 장남면 주민들은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고구려 유적지인 호로고루에 해바라기 공원을 조성하고 통일을 기원하는 염원을 담아 통일바라기라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6월 말 파종을 한 뒤 7~8월 무더위를 먹고 자란 싱싱한 해바라기 꽃을 바라보며 한반도 통일 염원을 기원하고 있는 모습이었지요.



제가 방문한 날의 호로고루 해바라기 벌판은 아직 초록물결이었습니다. 7월 초 계속되었던 가뭄으로 싹틔움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작년 가뭄 때는 키 작은 해바라기 군락이 펼쳐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7월초가 지나 가뭄이 해소되면서 해바라기의 발육상태는 좋았습니다. 조금 늦어질 뿐, 올해는 노란 물결 가득한 통일바라기 물결을 즐길 수 있어 보입니다.



5개 군락으로 이어지는 해바라기 밭은 지금 이 순간도 뜨거운 햇살을 머금고 꽃을 피우고 있는데요. 군락을 따라서는 코스모스가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고, 중간중간 벤치도 있어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2018년 통일바라기 축제 당시 해바라기 벌판입니다. 오랜 가뭄으로 인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성인 남자의 가슴 높이 정도로 조금은 아쉬운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키를 훌쩍 넘기고 있었으니 통일바라기의 명칭 그대로 평화의 손길이 북녘땅까지 닿을듯합니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해바라기는 높이 2m 내외로 자라며 8월~9월에 꽃을 피웁니다. 이뇨, 진해, 지혈의 약효가 있으며 10월에 맺는 열매는 해바라기씨나 해바라기유등의 식재료가 되는 등 경관농작물입니다. 이곳 호로고루의 해바라기도 한 달 여간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 뒤에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듯합니다.



호로고루를 찾았다면 노란 해바라기 벌판과 함께 역사적 의미도 돌아봐야만 합니다. 바로 자연이 제공한 천혜의 요새이자, 사적 467호로 지정된 역사적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기원 후 4세기까지 백제의 영토였던 이곳은 한나라 낙랑군과 말갈 세력을 견제했던 북방의 요충지였으며, 이후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영토전쟁에 있어 꼭 지켜야만 했던 전략적 요충지로 당나라에 맞선 고구려군의 최후 항전지이기도 하였습니다. 성벽의 전체둘레는 약 400여 m이고 성 내부에서는 원삼국, 고구려, 통일신라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다량의 토기조각이 발굴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은 호로고루 홍보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집수시설이 있어 당시의 모습을 더듬어보게 됩니다. 해발 22~30M 정도의 구릉에 축성된 성은 현재 동벽 일부만 남아있는데 그 위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과 함께 삼각형의 강안평지성의 형태가 선명하게 펼쳐집니다. 몇 년 전 동벽을 오르는 길에 조성된 S자형 굽은 계단은 최고의 포토존이 되었고 삼각형의 꼭짓점이 되는 가장 안쪽으로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주상절리의 멋진 비경까지도 즐기게 됩니다.



호로고루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고 있는 연천 호로고루홍보관도 만날 수 있는데요. 만주 벌판까지 쭉 뻗으며 우리나라 최고의 영토를 완성했던 고구려의 기상을 시작으로 영토 분재의 전략적 요충지, 천혜의 요새로서의 높은 기능을 수행했던 호로고루의 역사가 있습니다. 제4차 발굴의 역사와 함께 당시 발굴된 다양한 유물들도 함께합니다.



호로고루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임진강의 수려한 풍광과 노란 해바라기 물결이 펼쳐지는 언덕엔 42억 년의 한반도 역사가 시작된 지질공원이 있고 1,500년 전쟁의 역사가 있으며, 66년 휴전의 역사를 종식시키고 싶은 통일의 염원이 있습니다.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로 호로고루의 가을 풍경과 해바라기 꽃밭의 가을을 즐겨보세요. *연천 호로고루 위치 : 경기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8 문의 : 031-839-2144 *위 내용은 경기소셜락커가 작성한 글로, 경기도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경기도 블로그]
[작성자:2019 경기소셜락커 이민숙 락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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