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분당선·8호선 모란역에서 유독 많은 분들이 탑승한다면 그날은 어김없이 모란오일장이 열리는 날입니다. 4일, 9일마다 열리는 모란오일장. 1964년에 조성된 수도권 최대 전통 재래시장입니다.



평양 모란봉에서 그 이름이 유래된 모란오일장은 2018년 2월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찾아왔습니다. 이전의 모란시장은 도로와 근접했고, 무단횡단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던 곳이었습니다. 또 개나 고양이를 식용으로 판매하는 시장으로도 알려져 동물애호단체와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성남시는 위생과 동물보호, 도로교통 등의 문제로 모란시장을 새롭게 조성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모란오일장을 다녀왔는데요. 전통적 모습은 그대로 살리고 민원이 발생한 부분들만 새롭게 정비해 깔끔해진 시장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시장 초입부터 좁은 철장 안에 갇혀있던 개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도로를 일부 점거하고 영업을 하던 상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모란오일장을 둘러볼까요?



금강산도 식후경. 거대한 먹거리 장터가 열렸습니다. 국밥, 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 나이 든 어르신들은 장날에 대한 향수가 크게 남아있죠. 수도권에선 좀처럼 그 향수를 진하게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남 모란오일장에 오면 옛날의 추억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답니다.



식자재, 잡화, 식물 등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품목이 점포별로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추석과 초겨울 김장을 남겨둔 시점이어서 그런지 태양초 고추와 제수용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흥정하는 모습, 덤을 챙겨주는 모습은 전통시장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소한 재미죠. 딱히 무언가를 사지 않고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줄 모르는 재미있는 공간입니다.



시장상인의 유려한 말솜씨는 지나가는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합니다. 사실 어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인데 상인들의 말속에서 탄생하는 상품들은 사람들을 매력적으로 잡아 끄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란오일장에 오면 양재꽃시장 부럽지 않을 만큼 다양한 식물들과 모종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전통시장들을 다녀 봐도 모란오일장만큼 다양하고 많은 식물들을 만날 수 없었는데요. 가을 초입이라 그런지 노란 국화를 찾는 손님이 많았습니다.



간이점포가 늘어선 공간에서 길을 건너면 모란시장 기름골목으로 이어집니다. 골목 초입부터 고소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일대의 골목 모두가 기름집으로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더 바쁘게 돌아가는 기름집 기계들. 그 진한 기름 냄새에 전통 재래시장의 풍경이 완성되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분당선과 8호선 모란역에서 하차 후, 5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직진하면 옛 느낌이 여전히 살아있는 모란오일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시장 정비사업을 하며 재래시장이 옛 모습을 상실해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는데요. 모란시장은 여전히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달 4일, 9일 열리는 모란오일장. 사람냄새 나는 그 공간으로 놀러 오세요. *모란시장 위치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68 운영시간 : 09:00~19:00 운영일자 : 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 문의 : 031-721-9905 ※오일장이 열리는 4일, 9일만 운영됩니다. *위 내용은 경기소셜락커가 작성한 글로, 경기도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경기도 블로그]
[작성자:2019 경기소셜락커 이선영 락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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