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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1919년의 제암리를 기억하는 2019년의 우리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9-26
올해,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는 뜻을 담은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만세운동을 펼친 3.1운동이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제암리 학살사건이 일어난 지 10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제암리 학살사건이란 1919년 3.1운동의 여파가 전국으로 번져가던 당시, 경기도 수원군(현재의 화성시) 향남면 제암리에서 무고한 주민들을 집단살해한 사건을 말합니다. 일본군은 마을 주민들을 교회당에 가둔 후 불을 지르고, 탈출하는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제암리 학살사건은 이처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아픈 역사입니다.
‘제암리 1919’의 공연 장소였던 수원제2야외음악당.  ⓒ 김은미 기자


지난 21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제2야외음악당에서 음악극 ‘제암리 1919’가 공연되었습니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제암리 학살사건을 기리기 위하여 기획된 연극입니다. 주최 및 주관을 맡은 극단 연희광대에서는 3.1운동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제의 보복행위 중 하나인 제암리 학살사건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하고 그때의 아픔을 극화하였습니다. 또한,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등의 단체가 후원한 음악극 ‘제암리 1919’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민간공모 지원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제암리에서의 잔악행위에 관한 보고서’라는 부제를 단 음악극은 오후 5시와 7시 30분으로 2회 공연되었으며 공연은 약 1시간 20분간 이루어졌습니다.

비타민예술단이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김은미 기자


음악극 시작 전, 비타민예술단의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습니다. 흥겨운 사물놀이와 풍물길놀이를 펼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비타민예술단은 뜨거운 환호 속에서 식전 공연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비타민예술단의 공연 후, 극이 시작되자 다큐멘터리 PD가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PD가 제암리 학살사건의 생존자인 구자경 할머니와 손녀인 지혜를 인터뷰하며 1919년 당시 구자경과 그의 가족이 겪었던 제암리에서의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태극기를 펄럭이며 만세를 부르짖고 있다.  ⓒ 김은미 기자




‘제암리 1919’의 주요 등장인물들. 왼쪽부터 경칠, 해수, 덕우, 옥순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다.  ⓒ 김은미 기자


당시 전국 곳곳에서는 3.1운동의 영향으로 만세운동 및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제암리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제암리 주민이자 극의 주인공인 해수는 매일같이 만세운동을 이끌고 봉수대에 봉화를 올리는 정의로운 인물입니다. 그의 친구인 덕우 또한 그를 도와 일제의 탄압에 맞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라의 안녕보다는 개인의 안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 경칠과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해수의 아내인 옥순은 해수가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며 간절히 그를 말립니다. 그러나 독립을 향한 해수의 굳은 의지를 꺾기란 어려웠습니다. 옥순은 갓난아기인 자경을 등에 업고 매일 밤 해수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리타가 만세운동을 주도한 해수를 위협하고 있다.  ⓒ 김은미 기자


그날도 어김없이 만세운동을 펼치던 해수와 주민들은 아리타를 비롯한 일본군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일본군은 만세운동을 저지할 목적으로 해수를 폭행하고 총으로 위협합니다. 덕우가 아리타에게 해수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하여 겨우 도망치게 되지만 제암리 주민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일본군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획하게 됩니다.

제암리로 향하려는 스코필드를 막아서는 일본군.  ⓒ 김은미 기자


한편, ‘파란 눈의 한국인’으로 널리 알려진 캐나다인 선교사 스코필드는 일제의 만행을 기록에 남기기 위해 제암리에 방문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리타는 그의 출입을 불허하고, 스코필드는 자전거를 타고 경성에서부터 제암리로 향하기로 합니다.

시위를 하기 위하여 모여든 제암리 주민들.  ⓒ 김은미 기자


제암리 주민들은 해수의 지휘에 따라 일본군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였습니다. 이전의 만세운동과는 달리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이 시위를 위해 헌병대에 몰려갔고, 일본군은 그들의 요구를 수긍하는 듯 보였습니다. 아리타는 사과하기 위해 제암리 주민들에게 마을에 위치한 교회당에 모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본군은 시위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기뻐하던 주민들을 감금해버립니다. 그리고 무고한 주민들이 갇힌 교회당에 불을 질러 살해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지릅니다. 난리를 탈출한 주민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일본군의 총알에 목숨을 잃게 되고, 스코필드는 이러한 상황을 사진기에 담아 훗날 ‘제암리에서의 잔악행위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현재의 지혜와 PD는 구자경이 전하는 참혹한 진실에 숙연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해수는 학살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부인 옥순은 구자경과 함께 남겨집니다.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 구자경과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지혜와 PD.  ⓒ 김은미 기자


‘제암리 1919’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사건이 발생한 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의 아픔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교차적인 구성으로 극적 몰입과 완성도를 높였으며, 막 구분이 없이 장의 구성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인물 구성 역시 훌륭했다고 생각하는데 정의로운 리더 해수, 보조자 역할을 수행하는 그의 아내 옥순,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운동가 덕우, 친구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만세운동을 반대하는 경칠, 외국인의 시선에서 일제의 잔혹함을 고발하고자 하는 스코필드 등 다양한 인물의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일지라도 개별적인 경험을 갖게 됨을 드러냈습니다. 연극의 사회성과 전통성을 지향하는 극단 연희광대는 경기도 수원시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6월에는 경기도의 여성독립운동가인 이선경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 ‘꺼지지 않는 불꽃, 이선경’을 공연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제암리 1919’에서 크게 감동하여 앞으로의 극단 연희광대의 행보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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