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는 인구 22만 명의 지역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경제인구로 활동하고 있는 이곳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천사랑지역화폐’ 덕분이다. 상시 6% 인센티브 혜택과 수수료 감면 등 지역화폐의 장점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어필하고 있다. 이천시 지역경제팀 오광현 주무관은 “이천사랑지역화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용한다. 특히 학부모들께서 학원과 외식 비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며 “처음에는 어색하고 충전하는 방식에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학원비부터 식사비까지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아시고 꾸준히 사용률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 올 한 해 80억 원 발행이 목표



‘이천사랑지역화폐’는 4월 1일 발행됐다. 이천시는 소규모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초 매출액 제한을 5억 원으로 설정했다가 사용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5월 타 시·군과 같은 금액인 10억 원으로 상향했다. 현재 이천시에는 총 2만 개소의 가맹점이 있다. 그중 1만5,000개소에서 지역화폐가 사용 가능하며 매출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통시장은 총 3군데가 있다. 오 주무관은 올해 지역화폐 발행 목표는 80억 원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 난감한 상황이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원래는 일반발행과 정책발행을 5:5 비율로 발행해 총 80억 원을 발행하려고 했습니다. 10월에 ‘이천 쌀 문화 축제’라고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뽑히는 큰 축제가 진행될 예정이었고 그 안에서 한시적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하게끔 풀어놓으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축제가 취소 돼버려서 일반발행액에서 5억 원 정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어 “현재는 총 40억 원 정도 발행된 상태인데 그중 일반발행액은 27억 원가량 된다”며 “앞으로 11월에 정책발행이 많이 발행될 예정인 만큼 목표액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천사랑지역화폐는 카드형으로만 발급되고 있다. 모바일을 제외하고는 농협과 신협에서 오프라인 구매가 가능한데, 이천시는 일반 시·군과는 다르게 신협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마련한 초창기 시·군이기도 하다. 오 주무관은 “이천시는 땅도 넓고 고령 인구도 많아 오프라인 판매처를 늘리기 위해 신협과도 협약을 맺었다”며 “현재 신협 8개소를 비롯해 농협 중앙 6개소까지 총 14개소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오프라인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역화폐의 다양한 활용성을 찾아서



지난 6개월간 지역화폐를 운영해온 결과 현재 안전한 궤도에 올라왔다는 이천지역사랑화폐. 오 주무관은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경기도 차원에서의 정책 및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새로운 사업을 도입하려 해도 이천시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경기도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지원해 준다면 더욱 좋을 거 같습니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천시 지역화폐지만 초창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대표적인 부분이 수수료 감면과 하나로마트 사용 허가 등이었다. 오 주무관은 “소상공인에게 혜택이 가는 정책이라고 설명해도 그 혜택이 본인들 가게에 100% 온다는 보장이 없어 제로페이처럼 수수료 감면을 원하시는 경우도 있었다”며 “또 주변에 가게가 없이 하나로마트만 덩그러니 있는 경우도 있어 사용 허가를 해달란 민원도 있었는데 그 지역만 풀어주면 다른데서 그곳을 방문해 장을 볼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형평성을 위해 제고한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주유소 사용과 관련해 많은 혼란이 있었다. 연매출액이 10억 원이 넘는 주유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초창기 가맹점으로 지정돼 많은 사람들이 주유소 사용을 위해 충전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상 사용이 불가, 이후 가맹점에서 빠져 민원이 생기기도 했다. 이 외에도 카드단말기의 주소가 다른 지역으로 등록돼 결제가 안 되는 상황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현재는 민원이 많이 해소됐고 이용자들은 평균적으로 20만~30만 원씩 충전해서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민원이 해소됐다는 것은 새로운 사용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경제인구로 보면 많이 사용하고 계시긴 하지만 신규 가입자가 없는 만큼 민원이 없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고정매출도 한 달에 4억 원은 나오지만 그 이상의 매출이 나오지 않는데 신규 가입자들이 늘어나게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한번 불붙은 지역화폐 열기, 계속 이어가야죠“



현재 이천시에서 거주하며 직접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는 오 주무관은 확실히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반응이 다르다고 밝혔다. “실제 사용해보면 기존 체크카드와 크게 다른 부분도 없고 오히려 인센티브도 주니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결제를 받을 때 지역화폐든 일반카드든 결재면 되면 되니까 크게 개의치 않으시더군요. 초기에 6,000개소 정도 우편물로 홍보도하고 설명회도 진행했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부분에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오 주무관은 이천시에서 진행하는 축제에서는 시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도 반응이 좋았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달에 도자기 축제를 진행했었는데 그때 지역화폐 현장판매를 진행했었습니다. 사업 초기다 보니 관심도 많이 가져주셨는데 문제는 관광객 대부분이 외부에서 오신 분들이었다는 거죠. 그래도 현장발급에 인센티브까지 지급해드리니 원래 1만 원 정도만 충전하시려다가 5만 원까지 충전하셔서 식사도 하고 상품 등도 사 가시곤 하셨습니다.” 또 오 주무관은 지역화폐를 홍보할 당시 특정 부분을 강조해 진행하려고 하다 안타깝게 시행하지 못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지역화폐가 카드형이다 보니 연매출 10억 원 미만의 무인기 운영 피시방에서는 사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인센티브가 10%가 나온다면 1시간을 더 할 수 있으니 실무자 입장에서는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죠. 그래서 학교 앞에서 홍보를 하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학부모님들의 민원이 거셀 것 같아 진행하진 못했습니다. 대신 학생들의 수요를 늘리기 위해 캐시비처럼 교통카드 기능을 지역 내에만 운영하는 마을버스 단위로 풀어줄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 오 주무관은 “앞으로 지역화폐를 활성화하려면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등을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며 “상인들도 본인들을 위해 이 정책이 시행되고 있고 최근 정부 지원으로 수수료도 낮아진 만큼 좀 더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활발한 홍보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이천시. “앞으로는 거주지 위주로 홍보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전엔 상가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점적으로 홍보를 진행했는데 결국 사람들은 일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니까 아파트단지처럼 주거밀집지역 위주로 홍보를 기획해 지난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시민들의 모임 자리에도 직접 나가기도 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인포메이션 화면에도 게시하고자 관내 아파트단지 100여 개소와 협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미니인터뷰 - 관고중앙시장 삼미분식 정시우 사장

관고전통시장에서 삼미분식을 운영하는 정시우 사장은 최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지역화폐를 쓰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지역화폐가 활성화됨에 따라 웃음꽃이 피어나는 곳이 있다. 이천시 내 관고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 삼미분식을 운영하는 정시우 사장은 최근 시장이 현대화되고 노상이 가능해져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특히 결제 방식도 카드, 현금에서 지역화폐로 많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일단 지역화폐가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수료도 과하지 않으니 일반카드보다는 훨씬 좋은 편입니다. 또 지역화폐 자체를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추세인데 시장 내에서 봤을 땐 일반카드만큼 쓰시는 것 같습니다. 명절 전에도 결제하는데 지역화폐가 80% 차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어 “추석과 같이 명절 전후에는 충전 인센티브를 추가로 준다고 하고 이천시 내 소상공인업소와 시장에서도 대부분 사용 가능하니 굉장히 유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내 상인들의 반응을 물어보니 대부분 그 편리성과 혜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주위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만들어야겠다고 말을 하곤 한다. 아무래도 상인들은 지역화폐를 이용하기보단 주로 받는 입장이다 보니 추석이 지난 지금에서야 여유가 생겨 지역화폐를 만드는 추세인 것 같다”며 “저 또한 그 이야기를 듣고 직접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만드는 게 좋다고 권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최근 늘어난 지역화폐 사용과 관련해 시민들이 걱정 없이 사용하도록 푯말같이 큰 안내판을 만들어 걸어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최근 늘어난 지역화폐 사용과 관련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알고 있지만 가끔은 지역화폐 이용과 관련해 결제가 안 될까 걱정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사장은 시민들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푯말같이 큰 안내판을 만들어 걸어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화폐가 고객 입장에서도 굉장히 좋은 혜택이고 소상공인 입장으로도 수수료가 조금 덜 나오니 나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덜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요. 현재 지역화폐가 활성화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사용하는 고객들이 어디서든 마음 놓고 쓸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쉽게 떼어지는 스티커 안내표보다 탈부착이 가능한 명패 형식의 안내판을 부착해 놓으면 홍보도 되고 고객과 소상공인 모두 이득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 이천시의 볼거리 - 이천시 관고중앙시장

관고전통시장은 이천시에서 지역화폐가 활발히 사용되는 장소 중 하나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곳은 바로 전통시장이다. 이천시에는 대표 전통시장이 3곳 있다. 그중 중심이 되는 곳이라면 역시 관고중앙시장이다. 관고중앙시장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 사이에 조성된 역사 깊은 시장이다. 관고시장은 시장 현대화를 위해 점포의 간판을 깔끔하게 정비하는 작업부터 도로 정비, 시설 정비까지 개선을 거듭했다. 그 덕분에 관고전통시장은 2014년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실시한 ‘2014년 온 국민이 단골이 되는 매력 넘치는 시장 만들기 캠페인’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장 내부를 살펴보면 최근 방영했던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닭발집부터 오랜 역사가 있는 삼미분식, TV 프로그램에도 나온 칼국수집 등 시장 곳곳에 맛집이 즐비하다. 관고전통시장은 밤이 되면 야시장이 펼쳐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이 방문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관고시장이 단순히 맛집과 상품을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녁이 되면 차량이 통제돼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식탁이 세팅된다. 그곳에서 각자가 사온 음식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람들의 입소문과 더불어 SNS에 퍼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추세다. 지역화폐의 특성상 전통시장에서는 매출에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하니 마음 놓고 지역화폐를 사용하러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