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한 국립암센터 로비에 다녀왔습니다. 회화, 사진, 조각, 설치미술 등 총 75점의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돼 병원 로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국립암센터 이용객은 물론 환자 누구나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됐는데요. 오고 가는 사람들은 미술품들에 관심을 보였고, 발길을 멈추고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한동안 서 있기도 했습니다.



"미술품들이 왜 이곳에 나타난 걸까요?" ‘팝업갤러리’라고 부르는 이 전시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미술시장 활성화 사업 ‘2019 아트경기’ 중 하나입니다. 2019 아트경기는 경기도 작가들의 미술시장 진입을 돕고, 미술시장 활성화를 촉진하고자 경기도 내 다양한 지역에서 도민들에게 미술작품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2019 아트경기는 `일상 속에서 미술품을 쉽게 접하고 소비하는 문화를 즐겨보자`는 기획 의도에 따라 일반 대중과 도민들이 보다 편하게 미술품을 감상하도록 미술장터, 캠페인전, 팝업갤러리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암센터 로비에 마련된 팝업갤러리에서는 공모로 선정된 아트경기 작가 44명 중 권현조, 김남용, 나광호, 박미라, 이재인, 조문희, 한세리 등 16인의 작품을 두루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30일 국립암센터에서 시작된 팝업갤러리는 오는 11월 22일까지 운영되며 전시가 마무리되는 22일에는 서울시 강남구 리움 아트센터 체임버홀에서 <2019 꿈나눔 사랑 자선경매>행사가 연계돼 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경매행사는 재단법인 국립암센터발전기금과 공동기획으로 진행되며 2019 아트경기 선정 작가들의 작품 10점이 출품됩니다. 경매 수익금은 소아암 및 저소득층 암 환자 치료비 지원 등으로 사용된다고 하니 평소 미술품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참여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팝업갤러리에서 어떤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지, 자세히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앞쪽에 전시된 도예 작품들이 가장 먼저 눈길이 끌었습니다. 아르누보 시대의 작품을 연상케 하듯 아름다운 곡선과 장식들이 눈에 띕니다. 이 작품을 만든 한세리 작가는 도예유리를 전공하면서 도예 및 유리공예의 여러 가지 기법과 기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우연히 여행 중에 만난 유럽자기의 장식성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게 됐고 이후 도자의 장식적인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아름다운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작업들을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회화 작품들이 전시된 쪽으로 이동해봤습니다. 유독 관심을 끄는 작품들 중 한 가지가 바로 위 사진 속 작품입니다. 일반 평면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질감이 느껴지는 형태의 작품이었는데요. 회화보다는 오브제에 더 가까운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홍기원 작가의 작품으로, 그는 2009년부터 신체, 움직임의 임시, 오브제의 움직임, 공간 및 장소와의 관계를 연구해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품 한 점 더 살펴볼까요. 전희경 작가의 <이상적 산수_그 곳> 연작입니다. 평소 알던 산수화의 느낌과는 조금 다른데요. 전희경 작가의 작품들은 곤고한 현실과 이상적 세계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지워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행위로서 이미지가 해체된 추상적 형태들과 색채의 흐름이 서로 중첩된 이질적인 공간들을 보여주고 그 차이를 지워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상에 닿기 위한 작가의 예술적 실천은 불가능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그림을 보니 그 추상적 형태에서 정말 그와 같은 힘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이렇게 2019 아트경기 팝업갤러리를 국립암센터 1층 로비에서 만나봤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이곳에 전시된 모든 작품들은 원한다면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시 현장에 팜플렛이 비치돼 있고, 팜플렛 안에 작품들에 대한 설명과 가격이 적혀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팝업갤러리는 전시와 판매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내 예술가들의 작품 판매로 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더불어 도민들의 문화향유를 지원하는 겁니다. 또한 수익의 일부를 국립암센터 발전을 위해 나눈다는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굳이 작품을 사지 않더라도 병원 이용객과 환자들이 예술작품들을 통해 정서적인 휴식과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2019 아트경기는 뜻밖의 장소에서 예술품을 만나, 감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이 같은 행사가 향후 더욱 확장돼 일상생활 곳곳에서 문화 향유의 기회를 누려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2019 아트경기 팝업갤러리 위치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323 운영시간 : 08:00~18:00 (토요일, 일요일 휴무) 운영기간 : 10월 30일(수)~11월 22일(금) *위 내용은 경기소셜락커가 작성한 글로, 경기도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경기도 블로그]
[작성자:2019 경기소셜락커 한아름 락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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