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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세계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다

내면의 세계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다

발달장애 예술가, 권한솔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데 굳이 영역을 두지 않는다. 세밀한 기법을 구현하다가도 추상적인 과감한 표현에 거침이 없고, 주변의 다양한 소재를 남다른 색채로 작품에 녹여내는데 탁월하다. 동양화와 서양화 두 영역을 모두 통합해 독특한 장르를 펼쳐나가는 권한솔 화가.
그는 발달장애를 가진 26세의 청년이다.

 

글 김윤경 편집기획팀장
 


외상후 스트레스로 장애를 갖게 된 아이


권한솔 작가는 돌이 갓 지났을 무렵, 홀로 갇히는 사고를 당했다. 트라우마처럼 남긴 상처로 인해 그는 스스로 세상과의 문을 닫아버렸다. 맞벌이 부모는 그 사건조차 한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됐다. 엄마는 말수가 없는 아이를 그저 순하고 조용한 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표현이 조금 서툴렀지만, 그건 자라면서 나아질꺼라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기질이 예민한 아이는 점점 더 자기만의 세상으로 들어가 버렸다. 부모는 아이의 감각을 깨워주기 위해 아이 손에 물감 묻힌 붓을 쥐어줬다. 마음이 복잡했던 아이는 사방에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부모는 아이가 다섯 살이 지나고 나서야 종합병원에서의 검사를 통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자신의 세계로 숨어버린 아이는 부모가 제공해준 다양한 미술재료들로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힘겨움과 복잡한 감정을 물감 속에 녹여내고, 때론 다양한 색감 속으로 도망가버렸다. 두려움 속에 자신을 가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부모 덕분에 그는 점차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풍부한 감수성과 섬세함으로 표현하는 아름다움


늘 그림을 그리는 아이. 스케치북을 감당할 수 없어 건네준 A4 용지 500매 한 묶음을 이틀이면 그림으로 소진했다. 엄마는 그림으로 가득한 거실을 정리하다 버리기 아까운 작품들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는 A4 용지 대신 캔버스를 제공하면서 아이의 작품을 보관하기 시작했다.
혼자 너무 그림그리기에만 몰두하면 아이의 자폐성이 깊어질까봐 부모는 아이의 일상생활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산책을 하고, 여행을 가고, 맛있는 음식을 사먹으며 아이와 늘 모든 것을 공유해나갔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의 중심에는 늘 ‘엄마’가 있다. 엄마와의 일상이 따뜻하고, 밝고, 정겹게 작품 곳곳에 배어있다. 반려묘 7마리와 함께 사는 덕택에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꽃을 가득 그리기도 했다. 그는 그림의 소재가 무엇이든지간에 입체적인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해냈다.

 

 

그림으로 시작한 세상과의 소통


그림을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확장해 나가던 그는 2014년 장애청소년 미술대회 우수상을 시작으로 JW 꿈틔움 공모전 우수상, 경기도 서예대전 입선, 대한민국 무궁한 미술대전 대회장상, JW ART AWARDS 공모전 수상 등 대외적 활동을 활발히 시작했다. 여러 작가와의 다양한 그룹전, 개인전 등 작품활동과 전시활동도 했다. 대표적인 전시로는 국회 갤러리, 유엔빌리지, 예술의 전당, 평창패럴림픽 국제교류전, 미국 뉴욕과 LA, 파리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온라인 전시회까지 많은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협업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2020년에는 라이온코리아과 함께 손 세정제 ‘아이 깨끗해’에 권한솔 작가의 그림을 담은 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들기도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는 집 앞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에서 진행했던 전시란다. 여러 사람들이 오가면서 권한솔 작가의 방명록에 남겨준 ‘감동을 받았다’는 관객들의 메시지가 무엇보다 소중했다고.

 


권한솔 작가로 인해 발달장애인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아트림’을 운영하는 엄마 김경희 씨는 앞으로 아들 한솔이가 자신의 세계를 마음껏 표현하면서 작가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자유롭게 걸어갔으면 좋겠단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는 의미 있는 일이 되길 바란다고.

권한솔 작가. 그는 장애에 머물지 않고 그림을 통해 오늘도 자유로운 세상으로 한없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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