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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공모레지던시

2025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공모 레지던시

부천은 매년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소속 문학예술가들을 초청해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작가들이 부천의 문학과 문화적 환경을 경험하는 동시에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 다양한 교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UCCN)의 대표적인 국제 협력 사업 가운데 하나인 이 레지던시는 문학을 매개로 한 도시 간 교류를 촉진하고,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며,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간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휴 매든(Hugh Madden)
휴 매든(Hugh Madden) <Hugh Madden>

휴 매든은 아일랜드 더블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래픽노블 작가로, 아일랜드의 역사와 신화, 민속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집필 중인 An Sean Bhean Bhocht(The Poor Old Woman)는 189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포크 호러 그래픽노블로, 아일랜드의 해방과 탈식민화 과정에서 여성들이 수행한 역할을 조명한다.
매든은 출간작과 독립출판 작품을 포함해 1,500페이지가 넘는 만화를 발표하며 아일랜드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만화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오노레 드 발자크의 The Message를 19세기 더블린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Birdsong, 어린이를 위한 모험 이야기 The King of Dublin's Daughter, 그리고 바이킹 시대 더블린의 다문화적 모습을 다양한 시선으로 그려낸 O'er These Muddied Waters 등이 있다.
또한 2015년부터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Dublin Canvas에 참여해 몰리 말론(Molly Malone),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 등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인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해 왔다.

부천 레지던시 기간 동안에는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상 시상식과 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에 참여했으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웹툰융합센터(한국웹툰아카데미)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수지 곽 킴(Suji Kwock Kim)
수지 곽 킴(Suji Kwock Kim) <Suji Kwock Kim>

수지 곽 킴은 시집 Notes from the Divided Country의 저자로, 이 작품으로 미국시인협회(Academy of American Poets) 월트 휘트먼상(Walt Whitman Award),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 애디슨 M. 메트칼프상(Addison M. Metcalf Award), 와이팅 작가상(Whiting Writers' Award), 북캘리포니아 도서상(Northern California Book Award), The Nation / Discovery Award 등을 수상했으며, 그리핀 시문학상(Griffin Poetry Prize)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이외에도 뉴욕 플레이라이트 호라이즌스(Playwrights Horizons)와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에서 공연된 멀티미디어 연극 Private Property, 영국 International Book & Pamphlet Award 수상작 Notes from the North, 그리고 영국 Chatto & Windus/Penguin Random House UK와 미국 W. W. Norton에서 출간 예정인 Disorient: Fugues & Assimilamentations를 집필했다.
현재 프린스턴대학교 호더 펠로(Hodder Fellow)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국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와 CNK(구 European Allianc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의 이사를 맡고 있다. CNK는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북한이탈주민 공동체가 있는 영국 서리주 뉴몰든(New Malden)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관이다.

부천 레지던시 기간 동안에는 지역 문학인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문학과 디아스포라, 정체성, 그리고 문화 간 서사의 역할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부천레지던시에서의 경험

수지 곽 김

"부천에서의 레지던시는 제게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입니다.
매일 아침 숙소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한옥과 대나무 숲 사이로 비스듬히 스며드는 햇살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레지던시 전반부에는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상 시상식과 리셉션에 참석하고,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포럼 패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함께 식사했습니다. 또한 부천 디아스포라 문학포럼에 참여하고, 부천시청에서 시 낭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도서관에서는 부천 지역 문학인들을 위한 창작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다음 해 강의를 준비하고 채용 면접을 진행했으며,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노벨 위크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증조부인 김윤경 선생의 동상을 찾아보고, 그의 제자들을 비롯해 부천과 서울의 교수, 대학원생, 기자, 작가들과 뜻깊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레지던시 후반부에는 서울과 수원에서 가족들을 다시 만나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로운 작품을 위해 현대 한국의 미술과 건축, 문화, 불교 사찰을 조사했으며, 외증조부가 수감되어 고문을 당했던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관련 자료를 연구했습니다. 또한 비무장지대(DMZ) 답사도 진행했습니다.
저의 증조부처럼 일제강점기를 직접 겪은 세대, 그리고 부모님과 이모·삼촌들처럼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이제 대부분 80~90대에 이르러 우리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자녀와 손주인 우리는 전쟁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그 전쟁이 남긴 결과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는 잊지 않으려는 마음을 통해, 사라져가는 것들을 붙잡으려 합니다. 전쟁과 독재가 남긴 긴 여파,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기억, 죽음을 넘어 계속되는 사랑, 마치 또 하나의 삶이나 천국과도 같은 감정을 탐색합니다.
시는 몇 줄에 불과한 작고 유한한 존재이지만, 역사가 지워버린 것들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동시에 결코 끝나지 않는 무한한 공간이 되어, 누구도 지울 수 없고 언제까지나 그리워하게 될 것들을 품습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아버지께서 북한에서 어떤 삶을 마감하셨는지 끝내 알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외삼촌의 두 자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끝내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부재, 그리고 그 부재가 남긴 흔적은 제 삶의 토양이 되었습니다.
저는 들으려 하고, 배우려 하고, 바라보려 하고, 찾으려 하고, 알 수 없는 것을 상상하려 하며 그 침묵 속으로 글을 써 내려갑니다.
죽음이나 실종 이후에도 무엇이 남을 수 있을까요? 사람이 국경을 넘을 수 없는 순간에도, 끝내 경계를 넘어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 수지 곽 김 부천레지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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