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발전 중 하나는 아마 ‘IoT’일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뜻하는 ‘IoT’는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컬으며, AI를 이용한 가전제품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한 문화가 생겨났다. 바로 ‘IoB’다. 미국 최대 IT 컨설팅업체인 가트너가 선정한 ‘미래를 선도한 2021 유망기술 트렌드’ 중 하나인 ‘행동인터넷’(IoB. Internet of Behavior, 이하 IoB)은 IoT와는 달리 사물이 아닌 업무 환경이나 생활 속 일어나는 사람의 행동을 디지털 데이터와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행동인터넷은 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예측하는 인터넷이며 데이터를 활용해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컴퓨팅 과정의 입력이나 클릭의 습관, 리듬 등 특정인만의 태도나 안면 인식과 위치 추적 등 빅데이터에 기반해 확보한 데이터가 네트워킹의 대상인 것이다. ■ 사람의 특성을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IoB



IoB의 특성상 사람의 정보와 행동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IoB가 더욱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oB가 평소 습관과 구매패턴 등을 수집하는 것이 주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 워치도 IoB 서비스가 결합된 제품이다. 혈압이나 맥박을 측정하거나 수면의 질, 소모 열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건강 지표에 따른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방역현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유무, 체온 감지를 해주는 센서도 IoB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때 수집된 정보들을 통해 체온 미측정 인원이나 고열환자 등을 파악해 문자를 보내거나 병원으로 유도하는 등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IoB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됐다. 직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을 재고 손을 소독하는 일은 필수가 됐고, 그러한 절차를 지키는지 감시하기 위해 카메라, RFID 태그 등으로 사람들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수집의 양적·질적 증가 추세는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이라는 민감한 데이터 수집에 도움을 줬다는 점은 추후 IoB 발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에서도 IoB의 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스마트 책상(Smart Desk)은 사무실에서 오래 일하는 회사원들의 신체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상이다. 장시간 근무 시 가벼운 진동이나 불빛을 통해 알려주고 알림을 인식한 사람은 특정 버튼을 눌러 미리 설정해둔 책상 높이로 조절해 자세를 바꾸는 등 업무환경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I를 활용한 비대면 면접에도 IoB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면접자의 객관적 행동을 수집하여 면접자의 감정, 표정, 음성 등을 파악해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주관을 배제하고 보다 면밀하고 객관적인 판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에서도 IoB의 진가는 발휘된다. 차량 내 정보통신장치를 통해 운전자의 운전 성향, 패턴 등 행동데이터와 운전자의 개인 데이터와 연결해 운전자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한 보험사가 제공하는 UBI가 적용된 자동차 보험은 평소 운전습관을 분석해 안전운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이를 보험료에 산정해 반영한다. 이는 IoB를 통해 안전운전을 장려하는 셈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피부관리기를 통해 확보한 피부타입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받는 시스템이나 ADHD 대상 디지털 치료제(사용 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의료기기)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 맞춤형 서비스 IoB의 전망은?



현재 IoB는 여러 방면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먼저 IoB는 추후 기업체의 구성원들이 정해진 지침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등 노무관리나 사무관리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이와 함께 IoB에 의해 만들어진 전략과 판단에 따라 소비자나 사용자 등이 자사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식의 특정한 행동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할 수도 있다. 더불어 특정한 습관이나 반복적 생활패턴을 지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험상품 또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 포인트를 통해 고객 구매패턴이나 습관, 반복적 행태 등 다양한 신호(비헤비어)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생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많은 스타트업도 IoB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AI와 행동 알고리즘을 적용해 소비자 선호도에 대한 시간 기반 예측을 제공하는 기업부터 가정용 스마트 계량기 서비스 등 그 종류는 다양하다. 이에 가트너는 2023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40%, 즉 30억 명의 개별 활동이 디지털 방식으로 추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IoB가 IoT를 능가하는 대세로 자리매김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약 5년 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에게 어떤 형태의 것이든 IoB 프로그램이 적용될 거란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렇다 보면 자연히 개인의 습관이나 반복적 행태 등에 주목하면서 개인정보보호라는 가치와 충돌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과 개인 프라이버시 노출이라는 윤리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개인정보 보안을 비롯해 관련법 등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2021년 주목해야 하는 IT 트렌드 행동인터넷(IoB) - 류한석의 신기술 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