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학이 있는 날
심곡도서관 상주작가인 김경식 작가가 쓴 시
『만행萬行』 입니다
만행萬行
김경식(시인)
길은 꼭 한 발짝씩 앞서간다
그 끝은 어디일까 뒤를 따라나서면 이 골목 저 골목 날쌔게 달아나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잡을라치면 훌쩍 풀숲으로 뛰어들어 종적을 감춘다.
잡목 숲의 무성한 가지를 헤치고 산길을 들어서면 길은 또 한 걸음 앞서서 하늘로 날아오르고
더 이상 달아날 곳이 없는 봉우리에 서면 산은 넌지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길,
아무도 그 끝을 본 사람이 없다
♦ 작가의 한마디
길은 끝이 없다. 여행자의 올레길도 구도자(求道者)의 순례 길도 이제 끝났구나 싶으면 다시 산굽이를 돌아가는 멀고 좁은 길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게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는 마련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끝없이 계절이 순환하듯이 우리의 인생길도 끝없이 이어진다.
법률적으로 일 년의 시작은 1월 1일부터이다. 그러나 봄이 되어야 새 학교에 가고 새 학년이 되듯이 가슴으로 느끼는 한 해의 시작은 봄이 오는 3월이 아닐까? 사계절 중에 유독 봄에만 ‘새’라는 접두사를 붙여 부른 우리 조상님들의 마음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긴 겨울이 지났다. 봄이다.
이제 곧 가지마다 새 움이 돋고 꽃눈이 틀 것이다. 도당산 벚꽃과 원미산 진달래, 그리고 춘덕산의 복사꽃이 다투어 피어나 우리 삶의 터전인 부천을 온통 꽃 천지로 만들어 줄 것이다.
바야흐로 새봄, 새 출발의 시간이다.
인생의 성공은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어깨를 활짝 펴자. 설령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고 또 한 해가 덧없이 저문다 해도 가슴에 새 희망을 품고 새봄과 함께 힘차게 출발해 보자.
최종수정일 : 2023-12-28
홈페이지의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얼마나 만족하셨습니까?
님 곧 로그아웃 예정입니다. 로그인을 연장하시겠습니까?